[비즈한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와 의약품, 목재 등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긴장감이 빠르게 확산된다. 한·미 무역합의 이행을 둘러싼 ‘입법 지연’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공식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SNS 발언이라는 점에서 실제 정책화 여부를 두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무역합의에 따라 관세를 신속히 낮췄지만 한국 입법부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등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과 10월 한국을 방문해 당시 이재명 대통령과 무역합의를 재확인했음에도 한국 국회가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합의 파기보다는 이행 압박용 메시지에 가까워
이번 발언은 한·미 무역합의의 ‘파기’라기보다는 이행을 압박하는 정치적 메시지에 가깝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관세 인상 대상 품목으로 자동차를 명시하자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27일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주가는 장 초반 각각 4% 안팎 하락했고, 현대모비스012330 등 주요 부품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산업 특성상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관세 인상 가능성은 환율과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450원선을 넘기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관세가 실제 부과될 경우 수출 둔화 우려와 함께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철강, 물류, 부품 등 연관 산업 범위가 넓어 단일 업종을 넘어 제조업 전반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미국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외교·통상 채널을 통한 통보를 받은 바 없다”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긴급 점검회의가 열렸고, 미국 상무부 및 무역대표부(USTR)와의 협의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관세 부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입법과 투자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협상용 카드에 그칠지에 따라 대응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확실성 키우는 트럼프의 SNS 정치, 파장 어디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은 글로벌 시장에 구조적인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무역합의 체결과 관세 인하를 직접 성과로 내세웠다가, 입법 절차나 정치적 판단을 이유로 다시 관세 인상을 거론하는 방식은 예측 가능성을 훼손한다. 관세는 외교적 수사나 협상용 메시지가 아니라 기업의 투자 계획과 공급망 전략에 직결되는 정책 수단인 만큼, SNS 발언을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을 흔드는 방식은 미국의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