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CES의 광활한 전시장을 이동하는 것은 관람객들이 매해 겪는 고역이지만, 일론 머스크의 보링 컴퍼니가 운영하는 베가스 루프(Vegas Loop)가 2021년부터 지하에서 그 해답을 제시했다. 시행 5년 차를 맞은 올해도 수많은 CES 관람객이 지상의 정체를 피해 지하 터널 교통 시스템으로 몰렸다. 기자도 직접 베가스 루프를 타고 체험해봤다.

“지상은 정체, 지하는 쾌속” 90초 만에 전시장 가로질러
기자는 전시 면적이 넓어 이동 효율이 떨어지는 LVCC 센트럴 홀에서 웨스트 홀로 이동하기 위해 루프 스테이션을 이용했다. 웨스트 홀로 가는 센트럴 정거장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먼저 이동해야 한다. 웨스트 정거장은 지상에 위치해 접근성을 높였다.


탑승 방식은 체계적이다. LVCC 내부 주요 거점(사우스·센트럴·웨스트·리베라역)을 오가는 라인은 무료로 운영되는데, 정거장 직원의 안내에 따라 대기 중인 테슬라 차량에 탑승하는 구조다. 최근 일부 노선에 도입된 ‘사이버트럭’이 눈길을 끌었으나, 기자가 탑승한 차량은 모델 Y였다.

“벨트를 매달라”는 운전기사의 안내와 함께 차량은 즉시 출발했다. 기사가 직접 핸들과 방향지시등 등을 조작하는 방식인데, 화려한 LED 조명이 켜진 터널로 진입하자마자 차량은 시속 약 35마일(약 56km) 수준으로 속도를 높였다. 짧은 구간을 반복 운행하는 특성상 운행 안정성이 높고, 정거장에서 승하차를 안내하는 체계도 숙련된 모습이었다.
센트럴에서 출발해 웨스트 정거장에 멈춰 하차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분 30초. 지상에서 도보로 이용했다면 10분가량 소요됐을 거리를 순식간에 주파했다.

4년 전 CES서 주목받으며 시작
베가스 루프는 지난 2021년 LVCC 센트럴·사우스·웨스트 홀을 잇는 1차 구간을 공식 개장하며 첫발을 뗐다. 특히 2022년 1월 CES 당시 전 세계 미디어가 이 파격적인 지하 이동 수단을 집중 보도하며 화제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당시 ‘일론 머스크의 엉뚱한 상상이 현실이 됐다’는 평을 들었던 루프는 최소한 CES 기간에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주요 거점을 오가는 교통편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사업은 전시장을 넘어 도심으로 확장을 추진 중이지만 녹록지는 않다. 보링 컴퍼니의 최종 목표는 라스베이거스 전역을 잇는 68마일(약 110km), 93개 역사 규모의 거대 네트워크 구축이다. 최근 클라크 카운티로부터 해리 리드 국제공항 연결을 위한 승인을 획득하며 ‘공항-컨벤션-스트립’을 잇는 골든 라인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확장 과정에서는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네바다대학교 라스베이거스(UNLV) 측이 교내 정거장 설치 제안을 거절하는 등 지역 사회와의 협의 및 부지 확보 문제가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완전한 도입 전까지는 인건비 등 운영 효율화 측면의 과제도 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