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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 소득·소비지출 감소, 한국은요?

전 세계 근로소득 10.7% 감소, 한국은 5.3% 줄어…재난지원금 영향으로 가계소득·가계소비는 늘어

[비즈한국] 국제노동기구(ILO)는 9월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노동계’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에 노동시간이 감소하고 가계 수입이 급감하는 등 코로나19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2분기 가계 소득·소비지출 통계를 살펴보면 수입 감소와 함께 소비지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변화가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소득 상위 20%인 고소득층(5분위)과 하위 20%인 저소득층(1분위)에서는 수입과 소비지출 항목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ILO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노동시간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4분기와 비교해 17.3% 감소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정규직 근로자 4억 95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과 같다. 일자리가 줄면서 소득도 급감했다. 노동시간 감소로 전 세계 근로소득은 1년 전과 비교해 10.7% 줄 것으로 ILO는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5%, 약 3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중상위 소득 국가의 경우 근로소득 감소율이 11.4%인 반면 중하위 국가들의 근로소득 감소율은 15.1%에 달했다.

2분기 근로소득 감소에도 재난지원금 영향으로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6월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힘내요 대한민국! 코리아 패션마켓’ 행사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2분기 근로소득 감소에도 재난지원금 영향으로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6월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힘내요 대한민국! 코리아 패션마켓’ 행사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우리나라도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근로소득이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우리나라 근로소득은 1년 전에 비해 5.3% 줄었다. 다른 나라보다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코로나19에 자영업 경영 악화와 임대료 체납, 주가 불안 등으로 사업소득과 재산소득 역시 각각 4.6%, 11.7% 감소했다. 소득을 구성하는 근로·사업·재산 소득이 모두 감소한 것은 가계동향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근로·사업·재산 소득이 줄줄이 줄었음에도 2분기 가계소득 전체는 2.7% 늘었다. 이는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투입하면서 공적이전소득이 1년 전에 비해 127.9% 급증한 덕분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 투입은 소득 하위계층 가계에 커다란 도움이 됐다.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의 올 2분기 월평균 소득은 177만 7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9% 늘었고, 소비도 3.1% 늘어난 155만 4000원을 기록했다. 반면 긴급재난지원금이 가계소득에서 큰 몫을 차지하지 않는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의 경우 2분기 월 평균소득은 1003만 8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6% 증가에 그쳤고, 소비도 453만 3000원으로 1.4% 늘었다.

소비가 모두 늘었지만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패턴 격차가 심했다. 코로나19에 경조사나 종교행사가 줄자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는 이와 관련된 소비를 대폭 줄였다. 1분위 가구는 경조사비에 해당하는 가구 간 이전지출이 1년 전에 비해 27.0% 줄었고, 종교기부금을 포함하는 비영리단체로 이전은 30.2%나 감소했다.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도 관련 소비가 줄기는 했지만 감소폭이 1분위 가구만큼 크지는 않았다. 5분위 가구의 가구 간 이전지출과 비영리단체로 이전은 각각 10.0%와 1.6% 줄었다. 소득이 적은 가구일수록 경조사비나 종교기부금 지출에 대한 부담감이 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인 가계소비에서도 차이가 컸다.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는 올 2분기에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이 1년 전에 비해 4.7% 줄었다. 교통 관련 지출도 9.3%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줄면서 교통비 지출이 줄고, 소득에 타격이 오자 가정용품 구입을 줄인 것이다. 반면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의 경우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은 8.1% 늘었고, 교통 관련 지출은 49.7% 급증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자 가정용품 구입을 늘리고, 경기부양을 위한 개별소비세 한시 인하에 자동차를 새로 산 때문이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로 각종 공연이나 전시회가 취소되면서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의 경우 오락·문화 관련 지출이 1년 전에 비해 35.4%나 줄어든 반면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는 관련 지출 감소가 4.7%에 그쳤다. 문화생활에 대한 접근성이 소득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강한 탓으로 분석된다.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나 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교육 관련 지출이 줄었지만 소득 계층별로 차이가 컸다. 올 2분기 전체 가구의 교육 관련 지출은 1년 전에 비해 29.4%나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 경우 교육 지출 감소가 37.8%나 됐다. 이에 반해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는 교육 지출 감소가 19.2%였다. 코로나19 이후 소득별 교육 격차 확대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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