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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 환불받으려고 이렇게까지?” AI 악용하는 블랙컨슈머 기승

사진 증빙 의존하는 시스템 악용…정교할수록 플랫폼도 대응 어려워

[비즈한국] 절반가량 먹다 남긴 햄버거 속 패티. 얼핏 보면 조리 과정에서 충분히 익지 않은 음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다. 최근 온라인 배달 플랫폼에서는 AI로 조작한 음식 사진을 근거로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거론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AI를 활용해 만든 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 이미지. 사진=생성형 AI

3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020년 17조 3371억 원에서 지난해 41조 5889억 원까지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급증한 비대면 음식 소비가 일상적인 식생활로 자리 잡으면서 배달 플랫폼 거래액도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이른바 ‘배달 거지’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음식을 다 먹고 난 뒤, 억지로 트집을 잡아 허위 민원으로 음식값을 환불받는 악성 소비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는 업주의 손실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실제 피해를 입은 소비자의 정당한 문제 제기까지 의심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이 같은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음식 사진에 머리카락이나 벌레 같은 이물질을 합성하거나, 고기·튀김류의 단면을 덜 익은 것처럼 조작해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는 글이 공유되고 있다. 배달 환불은 음식이 이미 고객에게 전달된 뒤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실제 하자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들은 통상 고객 민원이 접수되면 사진을 토대로 환불 여부를 판단한다. 이물질 혼입이나 조리 불량처럼 소비자 피해가 명확한 사안은 신속하게 보상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배달의민족 환불 규정을 살펴보면 △음식물이 부패했거나 이물질이 포함된 경우 △포장 부실이나 조리 지연이 발생한 경우 △주문한 음식과 눈에 띄게 다른 음식이 제공된 경우 △주문 내역이 누락된 경우 △가게 사정으로 심각한 배달 지연이 발생한 경우 환불이 가능하다. 

업주들은 환불 과정에서 소명 절차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으면 허위 민원에 따른 손실을 가게가 떠안을 수 있다고 호소한다. 50대 자영업자 A 씨는 “AI 사진으로 환불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들은 적 있다”며 “이건 단순 민원이 아니라 사기죄로 처벌받아야 할 사안 아닌가 싶다. 배달 앱들도 AI 조작 사진을 구별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엑스 이용자가 “도어대시에서 환불받기 위해 사진을 편집했다”며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엑스 갈무리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엑스에서는 정상적으로 조리된 햄버거 패티를 덜 익은 것처럼 만들거나 음식에 곰팡이가 핀 것처럼 합성한 이미지를 제작해 리뷰와 환불 요청에 활용했다는 게시물이 화제를 모았다. 케이크가 배달 중 녹아내린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디저트 상자 안에 파리가 들어간 것처럼 조작한 이미지도 등장했다.

거짓 신고를 통한 환불 요구는 이전에도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AI 확산으로 별도의 편집 기술이 없어도 음식 사진에 이물질을 합성하거나 덜 익은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일이 쉬워져 우려가 나온다. 업주가 조작 여부를 즉각 판별하기 힘든 데다, 플랫폼 환불 심사 과정에서 고객이 제출한 사진이 주요 근거로 활용되는 만큼 악성 민원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음식 품질에 대한 문제로 취소를 요구할 경우 고객은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일반적으로 가게에 동의를 받고 취소한다”며 “업주가 인정하지 않을 경우는 당사가 메뉴 대금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윤채현 기자
cogusz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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